용과 같이... 게임의 제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도 시적이다. 이 이색적인 제목과 한 남자가 발차기를 날리는 멋진 자켓이 나를 한 눈에 사로잡은 이 게임에 대해서 나는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게이머로서 '이런 게임은 없는가?'라는 바램을 만족시켜 주었다는 것은 나의 욕망을 가장 가깝게 표현해준 은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게임에 대한 애착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80년대부터의 캡콥의 아케이드액션게임 이후 출시된 액션게임들 중 순수한 맨손의 싸움이 중심이 된 액션게임들은 별로 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물론 다이나마이트 형사와 같은 수작도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정확히 표현해주지는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용과같이>시리즈는 격투를 중심으로 한 액션게임으로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전달해주는 작품이다.
액션게임의 몰입의 재미란 자신에 손가락 안에서 격투술에 완벽한 존재를 만들어가는 쾌감이다. 이는 적을 공격하는 폭력성의 쾌감과 현란한 액션을 화면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을 보는 시각적인 쾌감 이 두 가지 즐거움을 동반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얻어가는 기술적인 발전과 이 게임의 전매특허인 차지액션은 이 두가지 쾌감과 연장선상에 있으며, 하나의 전투를 통해 마치 액션영화의 격투신을 만들어가는 즐거움까지 떠올리게 한다.(물론 적이 공격하지 않고 멍하니 서있는 상황도 종종 있어서 플레이어가 바라지 않은 같은 차지액션이 반복되면서 느껴지는 지루함은 어쩔 수 없다)
야쿠자를 주인공으로 한 가식없는 '어른들의 세계'역시 <용과같이>시리즈의 백미다. '키류 카즈마'라는 전설적인 야쿠자를 중심으로 조직들간의 항쟁이나 갈등을 다룬 이 스토리는 도쿄의 유흥가 가부키쵸를 모델로 한 카무쵸로 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겁도 없이 주인공을 향해 덤벼대는 야쿠자와 양아치들 덕에) 폭력이 난무하는 거리에서 게임센터는 물론, 볼링에서 마사지 업소, 스트립쇼 클럽, 파칭코, 거기에다 캬바쿠라까지 밤거리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샌드박스게임의 선구자적인 역활을 한 GTA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놀거리가 아닌 유흥에 좀 더 가깝게 설정되어 있다. 이 미니게임들은 유흥가가 보여주는 인간의 '하반신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것들이며 그 욕망 속에서는 수 많은 인간군상들이 얽혀 있다.
<용과같이>시리즈의 큰 특징일 수 있는 이 서브스토리들은 코믹,맬로,의리,SF,호러,모험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여주며 게임속에 그려진 유흥가를 더욱 흥미진진한 장소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 서브스토리는 결코 <용과같이>시리즈가 걸작에 반열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양날의 칼날이 되어버린다.
서브스토리 결국엔 작은 퀘스트와도 같은 것이다. 퀘스트란 무엇인가? 그렇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남에게 맞겨버리는 NPC의 정신병이다. 혹은 정말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부탁하고 뻔뻔하게 시간을 제거나 내 갈길을 방해하는 대책없이 오지랇이 넓은 참견꾼들이다.
<용과같이>시리즈는 경험치를 통해 성장을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서브스토리를 무시할 수 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서 주인공은 자신과 주변 친구들이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녀야 한다. 물론 인정과 의리의 전설의 야쿠자, 극도외길사나이 키류 카즈마에게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도, 전체적인 시나리오의 몰입이 방해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이 게임의 장점은 곧 몰입을 방해하는 다양한 장애물이라는 단점이 되어버린다.
물론 2회차플레이를 통해 본작에 시나리오에만 집중 할 수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주변 친구들과 협력자들이 한 두명 죽어가는 절박하고 슬픈 이별이 인상적이었던 1편 이후 <용과같이>시리즈의 매인시나리오의 완성도는 점점 떨어져가고 있다. 갑자기 2편에서 재일교포가 되어버린 전작의 야쿠자와, 키류 카즈마의 고아원 아사가오의 억지스러운 시나리오 연결고리를 보여준 3편, 4명이 주인공으로 액션성은 강화되었지만, 역시 시나리오의 중점과 주변인물들의 심리가 이해가 되지 안았던 4편 등등 메인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억지설성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가운데 시나리오에 대한 몰입도가 유지될 리가 없다. 액션은 걸작이지만, 스토리텔링은 졸작으로 결국 <용과같이>시리즈는 대작이라는 이름에서 멈춰버리는 것이다.
그래도 <용과 같이>시리즈는 한번 쯤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완성도 높은 액션파트는 물론 욕망이 살아숨쉬는 거리를 방황하며 유흥에 빠지는 쾌감은 일본의 도쿄라는 이국적이면서도 화려하고 새련되면서도 천박한 공기를 그대로 전달해준다. 남자라면 의리와 인정이 아니겠는가? 당신도 한번 금지된 극도의 세계에 빠져보시길 남자라면 용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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