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쳐 게임 6

<언틸 던> : 나 이 영화 본 것 같은데?

동시대 발매되었던 어드밴처류 게임중에서는 그래픽적으로는 가장 훌륭하지다. 하지만 수수께끼 풀이보다는 액션과 조작으로 게임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시나리오적인 완성도는 부족하다. 액션에 실수한다고 해서 바로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닌 계속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게임의 몰입도가 크게 증가하지만 그다지 엔딩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크게 아쉽다. 같은 요리에 토핑이 달리진다고 해서 매뉴가 다양하다고는 할 수 없는 법이다. 더 큰 아쉬움은 이야기가 너무 판에 박힌 공포영화를 게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것은 없는데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떨어지니 정석이라고도 할 수 없다. 게다가 어차피 사건의 진상을 다 알아차린 후에 이 2회차 플레이를 할 수는 없다. 소장용 영화라고는 할 수 없고 렌탈용 영화 정도면 적당..

어드밴쳐 게임 2020.11.18

<신 하야리가미> : 유행 지난 이야기

전작과의 연관성을 뒤로 하고 게임 자체만 본다면 시스템은 충분히 흥미롭다. 특히 선택지에 따라서 새로운 시나리오가 열리고 등장인물의 인과관계와 성격이 변경되는 부분도 재미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의 시나리오에 있다. 빨간 마스크를 연상케하는 본편 블라인드맨, 방문자를 납치하는 오를레앙 괴담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재물편, 인육에 대한 괴담을 담은 사취편 등등 게임의 에피소드가 되는 소재들은 게임이 발매된 2014년을 기준으로 생각해봐도 그닥 신선한 소재가 아니다. 게다가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시나리오도 완성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주인공도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특히 몇몇 에피소드에서 이야기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세키모토의 존재감이 흐려지는 전개는 이해할 수 없다. 애초에 세키모..

어드밴쳐 게임 2020.11.08

<거리 ~운명의 교차점~> : 선택과 우연을 통한 인생의 은유

시부야의 형사 케이마는 스크램블 교차점의 대형 오로라 비전에서 나온 의문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그 암호를 통해 시부야에 폭탄을 설치한 범인을 쫓게 된다. 야쿠자였던 우시오는 조직세계를 은퇴하고 한 여자에게 진심으로 청혼하려고 하지만 야쿠자 시절 부하였던 신지의 보석털이 범행에 연류된다. 누명을 쓰고 도주하던 우시오는 한 드라마의 단역배우로 오인 받게 된다. 단역배우 우마베는 한 보석털이범에게 야쿠자로 오인 받아 경찰에 쫓기에 되면서 촬영장을 벗어나 야쿠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아버지의 연줄로 회사에 취직하게 된 마사시는 칠요회라는 조직의 협박을 받아 타인을 협박하고 돈을 받아내는 일에 빠져든다. 학교의 인기인인 고3 토비사와는 연상의 여인을 임신시키고 또 예전의 여자친구가 자신의 아이를 대리고 나타나는..

어드밴쳐 게임 2011.10.16

<카마이타치의 밤> : 상상력은 인간을 약하게 만든다

소설 살육에 이르는 병>은 적나라한 살인의 묘사도 인상적이지만 서술 트릭의 짜릿한 쾌감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쓴 아비코 타케마루는 스스로 추리 소설 작가로서의 재능은 별로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남들이 안해본 서술 트릭을 쓴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가 추리소설 작가로서 게임의 제작에 참여한 것도 '타인이 해보지 않은 것'을 하기 위한 하나의 일환이었다고 한다. 그는 '사운드노벨' 장르의 선택을 통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스토리텔링을 창시하고 실루엣을 통한 연출을 통해 게임역사에 남을 특별한 명작을 남긴다. 바로 카마이타치의 밤>이다.  그가 시나리오를 담당한 은 사운드 노벨이라는 장르를 확립함과 동시에 게임의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된다.   사운드 노벨은 간단히 말해 '게임북'을 게임화..

어드밴쳐 게임 2011.06.06

<총성과 다이아몬드> : 어드밴쳐의 탈을 쓴 '말'의 퍼즐

참 이색적인 제목이다. 총성... 혹시 FPS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한 남자가 전화기를 들고 무언가를 애타게 외치는 모습에서는 FPS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 정체는 이색적인 제목만큼이나 주류장류와는 조금 거리가 떨어진 어드밴처였다. 동시에 그 장르적인 특색과 게임을 진행하는 그 형식도 다른 어드밴쳐 게임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는 '말'로서 퍼즐을 푸는 매우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수작이다.   뉴욕출신의 프리렌서 교섭가 오니즈카 요이치는 교섭인이며 경찰과 계약을 맺고 제로과에서 근무중이다. (권한은 경찰과 동등하지만 어디까지나 계약직, 가끔 비정규직의 설움을 보여준다) 어느날 스토커를 조사해달라는 동료의 부탁에 스토커건을 조사하면서 야쿠자의 무기거래 의혹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를 찾아..

어드밴쳐 게임 2010.12.18

<이브 : 버스트 에러 플러스> : 미스테리를 읽는 즐거움

어드밴쳐게임의 한글화 콘솔게임의 공식적인 한글화와 정식발매가 판타지나 다름없었던 90년대, 게이머로서 내가 가장 호기심을 느꼈던 장르는 어드벤처였다. 텍스트 어드밴처에 경우 잡지를 통해서 단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혹시 게임을 구한다 치더라도 언어적인 문제때문에 사전과 옥편이 없다면 게임 진행차체가 불가능했다.(평범한 중고생에게 영어 혹은 일본어 원서를 읽으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까) 물론 인터넷의 시대가 열리면서 몇몇 성인용 어드밴처게임의 비공식적인 한글화 덕분에 혹은 와 같은 불멸의 원작을 즐길 수 있었지만 사실 그건 10대의 철없는 성적호기심때문이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게임자체를 즐긴 것을 아니었다.  PS2의 정식발매 이후 텍스트 어드밴쳐의 한글화는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운 소식..

어드밴쳐 게임 2010.03.22